Know`BiNote(樂談)

樂談-006 왜 이조악기인가?

musicanova 2008. 4. 2. 14:09

 

 

악기들 가운데는 조를 바꿔주어야 합주가 가능한 악기들이 있다.

목관악기, 금관악기 계열의 여러 악기들이 그렇고 바이올린족을 제외한 일부 현악기들도 있다.

B♭조 클라리넷(기보된 음보다 장2도 낮게 소리난다)이 있는 반면 A조 클라리넷(기보된 음보다 단3도 낮게 소리난다)이 있고, 같은 배음구조를 가지면서도 트롬본은 C조가 되고 트럼펫은 B♭조(기보된 음보다 장2도 낮게 소리난다)가 된다. 중음악기인 프랜치 혼과 잉글리쉬 혼은 F조(기보된 음보다 완전5도 낮게 소리나며 중음악기들이다),

색소폰 계열에서도 소프라노색소폰과 테너색소폰(베이스클라리넷도 같지만 기보된 음보다 장9도 낮게 소리난다), 베이스색소폰은 B♭조 악기(기보된 음보다 2옥타브+장2도 낮게 소리난다)이지만, 알토색소폰(기보된 음보다 장6도 낮게 소리난다)과 바리톤색소폰은 E♭조 악기(기보된 음보다 옥타브+장6도 낮게 소리난다)이다.

이외에도 악기의 구조에 따르는 운지와 음역특성상 여러 가지 조별로 크기가 다른 오카리나, 팬플릇 등도 있다.

 

이들 악기들은 모두 낮춰진 해당 음정만큼 조옮김을 하여 올려 적어야 한다.(D조와 E♭조 클라리넷, F조 소프라니노 색소폰, 그외 피콜로처럼 옥타브 이조악기는 내려적음)

또 총보로 스코어링을 할 때 이조하지 않는 악기들은 「in C」악기라고 하여 악기 이름만 적으면 되지만 이조악기들은 「B♭ Cla.」등으로 나타내주고 부를 때에도 「in B♭」등으로 붙여주는 것이 좋다.

이러한 이조악기들은 「in C」악기들 가운데에서도 음역에 따라 음자리표가 달라져 다른 위치로 적어야 하는 사항에 더해져 초보자들에게 총보나 파트보로 나타내는데 계산하기 어렵게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복잡하게 이조를 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각 악기들은 저마다가 그 크기나 구조에 따라 기음(基音)이 다르게 되고 -기음은 관(tube)의 길이에 의해 결정된다- 악기마다 (최저와 최고음역을 제외한) 특징적인 음색을 뽐내게 되는 음역이 있다.

같은 계열의 크기가 다른 악기가 여러 조로 이조하게끔 된 주요 원인은 악기가 오늘날처럼 기계적으로 완성되기 전에 특징적인 음역 내에서 많은 임시표들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즉, 연주자가 쉽게 읽고 자연스럽게 운지해내면서도 음악이 요구하는 음들을 쉽게 소리 내도록 파트보로 나타내기 위함이다.


실제로 색소폰 계열(♭)의 악기들에 있어 내림표(♭)가 많이 붙는 곡에, 금관악기들에서는 올림표(#)가 많이 붙은 곡들은 초보자들에게 있어 빠른 프레이즈 등에서 운지상의 애로점을 주며 클라리넷도 B♭조 클라리넷과 A조 클라리넷은 반음 차이 밖에 나지 않지만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주자는 내림표(♭) 조 계열의 곡에서는 B♭조 클라리넷을, 올림표(#) 조의 계열 곡에서는 A조 클라리넷을 바꿔 연주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아예 악기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in C」악기에 맞춰 운지를 바꾸어 스케일을 다루면 안 될까?

고급연주자들 처럼「in C」악보를 조옮김하여 따로 적지 않고 이조악기로 환산해서 연주할 수 있다면 -실제로 많은 전문 색소폰 연주가들은 쉽게 연주한다- 더욱 좋겠지만 「in C」악보로 디스플레이 되는 악보를 같이 보거나 「in C」악보를 복사하여 볼 때 그런 필요성을 느껴봤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아예 이조된 조로 운지 자체를 바꿔 악기를 배우는 것(B♭조 악기에서 한 음을 올려 기음으로 삼는 것 등)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나중에 합주가 될 때 또 다른 혼란을 야기 시키며, 각 악기들은 악기가 가지는 특질에 따라 조성이 확립되는 것(배음구조)이고 거기에 맞추어 기계적으로도 보강되고 완성돼 왔기 때문이다.

 

참고로 전문연주가들이 같은 계열 악기를 순간적으로 이조하여 연주하는 능력을 언급했는데... 그 경우에도 간과해서는 안 될 사항이 순간이조의 초견 능력을 과시하는 것 보다 악기의 크기에 따르는 특질을 지켜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알토색소폰 연주가가 테너색소폰을 연주할 때 악기의 음 특질을 망각한 채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배인 알토색소폰 음색으로 치우치는 것을 종종 접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