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구조에는 크게 전경(foreground-주선율), 중경(middleground-대선율), 배경(background)으로 구분하게 되는데, 패드는 배경 가운데에서도 가장 기본적이자 단순한 형태이다. 잘 조직된 패드는 곡의 분위기에 따라-특히 정적인 음악-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반주의 역할을 한다.
기타나 건반악기의 분산화음(arpeggio)도 화성적 반주(harmonic background)의 형태이지만, 패드(pad-채우다)란 화성적 반주에 있어서도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갖는 것으로 화성진행(chords progression)이나 그 변화에 따라 보다 긴 박자에 화성을 붙이는 것(harmonize)을 말한다.
관현악에서의 현악 앙상블이나 관악 앙상블의 중음 파트, 신시사이저의 패드 음색(어택이 약하고 릴리스가 강한 화성적으로 부드러운 strings 계열)들이 주로 패드의 역할을 담당한다.
음역은 상황에 따라 고음, 중음, 저음 모두에서 특징적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패드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전체 구조 안에서 중음음역(middle range-대체로 MIDI key E3~A4의 범위)에 배당하게 되며, 이때는 화성의 형태가 밑에서 보다 두껍고 위에서 얇은 음정간격의 형태가 되어야 안정감이 있다.
그 이하의 음역으로 내려갈수록 5음의 오르가눔, 옥타브 유니즌, 단선율, 밑음으로서의 단선율의 순서로 두꺼워지게 되며, 반대로 높은 음역에서는 멜로디 등의 상성부(top voice)를 방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예리한(엷은) 텐션노트까지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기초이론]에서 언급된 배음구조와 같은 형태로서 가장 좋은 화음의 배치는 밑음(아래의 보충설명 참조)을 제외한(음향학적으로 밑음은 보다 넓은 간격의 진행 폭이 요구된다) 각 성부가 가까운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화음의 밑음(대체로 화음의 바탕음인 root)으로 부터 5도와 8도(7화음일 경우 7도), 10도의 간격이 안정적이다.
패드가 기본적인 형태(중음역)를 취하게 될 때 화음의 최상성부(top line)는 높은음자리 보표의「A」(A4)을 제한 기준점으로 삼는 것이 좋다.
한편 분산화음(arpeggio) 반주는 성부 진행(voice leading)의 일부로 보기 때문에 「화성적 반주」로 분류하며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각 성부들의 가까운 방향으로의 성부 유도와 함께 특히 음형(figure) 그 자체로서도 특징적이어야 한다.
또한 그 형태를 조직 할 때에는 낮은 음역에서의 흐린 울림(cloudy sound-저음역에서 음정이 부딪쳐 발생하는 불쾌한 울림을 말하며 muddy sound라고도 한다)를 피하기 위하여 아래의 악보에서와 같은 「저음역의 음정사용 한계」(low interval limit)를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 저음역의 음정 사용한계(low interval limit = 줄여서 L.I.L)
다음 악보의 음정 상에서 더 아래로 배정되면 흐리고 불쾌한 울림이 된다.
※ 위의 「저음역의 사용한계」는 보편적인 사용법에 관한 것이고 대편성이거나 미디(MIDI) 오케스트레이션에서의 보이싱에 있어서는 음색의 배음구조나 악기간의 조합에 따라 2도 정도 더 내려갈 수도 있으며 -장음정은 장2도, 그 이외의 음정들은 단2도까지- 의도적으로 흐린 울림을 모색할 때는 보다 더 하향될 수도 있다.
※ 「저음역의 사용한계」는 최하성부와 베이스 -대체로 화음의 근음- 와의 관계를 가정하여 계산하며 이것은 따로 베이스 파트가 없이 「패드」(pad)만으로서의 반주형 -이때 붙여진 최하성부의 베이스는 성부에 포함되기도 하지만 근음의 자격으로서 다른 「패드」성부와는 분리된 것으로 간주한다- 일 때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 흔히 패드(pad)를 덧댄다는 의미 그대로 무조건적으로 깔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며 채우는 것처럼 들려도 실상은 전체 사운드를 흐리게 하는 작용도 하기 때문에 남용하게 되면 자칫 내용에 있어서 알맹이가 없게 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것은 집의 외양을 단장한다고 벽면 외에 창문에까지 도색을 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이렇듯 패드는 적소에서 필요한 만큼만 사용해야 하며 패드가 남용되었음을 확인하는 방법은 패드를 제외(mute)하고 들어보는 것이다. 패드 없이 전체 울림이 빈약하다면 그것은 음악적으로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대한 화가는 최소한의 색채로 최대의 찬란함과 감동을 이루어내려 한다」라고 했던가?
※ 패드는 대체적으로 느린 곡에서는 대리화음을 포함하여 화성적 리듬(화성의 변화주기)을 빈번하게 조직하며 빠른 곡에서는 상대적으로 단순하게(긴 음으로) 조직한다.
※ 건반악기로 패드를 입력할 때 (호모포니일 경우) 울림이 가장 안정적인 5.8.10도(또는 5.7.10도)의 음정 형태-오르간 이펙트(organ effect)라고 한다- 를 입력하기가 까다로울 때에는 패달을 이용하거나 미디메시지의 pedal on/off를 입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화성적 반주에서의 패드라고 하면 주어진 화성에서 호모포니(homophony-같은 리듬꼴의 다른 음정들)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여 다성적 대위법인 폴리포니(polyphony-다른 리듬꼴의 다른 음정들)와 대비되지만,
작곡가, 편곡자들이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감상자들은 총주와 단순형태에 쉽게 지루해 하며, 복잡한 배경은 전경에 대한 집중을 분산시킨다」라는 점을 인식하고 전체 구조를 조직(texture)함에 있어 상황에 따라 단순함과 복잡함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에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 비(非)획일적 성부작성(non-mechanical voicing)으로서의 패드
실연(實演, live)이나 레코딩과 같은 환경에서 위에 언급한 획일적인 방법에 의해 화성을 붙이는 것(harmonize)이 아니라 편곡자나 연주자의 음악적 센스에 의해 패드 성부를 만들어 가는 것도 새로운 사운드를 위해 고려할만 하다.
우선 저음부와 고음부를 구분해서 저음부는 기본적으로 배당된 코드에 의해 성부작성(voicing)을 하고, 고음부에서는 주어진 화음 이외의 화성붙이기를 하는 것이다. 과밀배치(cluster) 기법이나 겹침화음(superimposition, upper structure triad) 등이 이에 해당하며 이들 수법들은 고도의 화성감각과 이론적 기반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추후 별도로 언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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